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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낫, 최고의 명품으로 거듭나다
    잡소리(Prattle) 2005. 11. 3. 15:05
    조선낫이라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조선낫은 벌초를 갈 때면 빠뜨릴 수 없는 연장이었다. 숫돌에 시퍼렇게 날을 간 다음 행여나 다칠세라 새끼줄로 칭칭 동여 맨 뒤 조상님들의 산소를 향해 떠났는데, 낫 한 자루면 모든 것이 해결 가능했다. 풀은 말할 것도 없고 두꺼운 식물이나 작은 나뭇가지도 거침없이 쳐낼 수 있었던 것이다. 기특한 것은 굵고 단단한 나무를 베거나 쳐낼 때 날이 닳아지기는 하더라도 부러지거나 이가 빠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낫을 만들어 내는 모습도 볼 만했다.
    ‘싼 값’을 무기로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주조방식) 왜낫과 달리, 조선낫은 대장간에서 대장장이가 직접 두드려(단조방식) 만들었다. 화덕에서 꺼낸 시뻘건 쇳덩이를 두드리고 물에 담그는 순간 '치지직∼쉬이익' 소리를 내며 자지러지는 것을 다시 건져내 흥건히 땀방울을 적시면서 쇠망치로 수 백번을 두드리는 대장장이의 손놀림 끝에 조선낫이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대장장이들은 단순히 벌겋게 단 쇳덩이를 찬물에 담궈 급랭(急冷)시키고 두드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고온에서 급랭하는 '담금질'을 통해, 보통이면 일어날 변화를 일부 또는 전부 차단하여 필요한 특성만을 나타내게 한 후에는 비교적 저온에서 가열함으로써 담금질로 막았던 변화를 약간 진행시켜 알맞은 특성을 갖게 만드는 ‘뜨임’을 하고, 또 이를 천천히 식힘으로써 금속재료의 뒤틀림을 바로잡거나 상의 변화를 충분히 끝나게 하여 안정상태로 만드는 ‘풀림’ 등을 거치면서 쇳덩이의 성격을 완전히 바꿨다. 이 과정에서 조직을 보다 안정적이고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망치로 쇠를 두드려 주는 것이었다. 도대체 벌겋게 단 쇳덩이를 물에 담그고 두드리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것인가?

    쇳덩이를 현미경으로 자세히 확대해서 보면 치밀한 금속 조직을 볼 수 있다.
    네모, 육각형, 오각형… 모양만 다양한 게 아니라 크기도 제각각인데, 이런 조직들은 온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특성을 나타내게 된다. 쇳덩이를 급랭시키면 냉각액과 접촉되는 강철의 표면조직은 단단한 마텐자이트가 되고 강철의 내부로 들어갈수록 냉각속도가 늦어져 조직은 질기면서 충격 흡수를 잘하는 펄라이트 조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대장장이들은 이처럼 쇳덩이의 성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날과 등의 두께를 달리함으로써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들은 쇠의 색깔이 황혼 빛에 이르는 순간을 포착해, 안쪽 날부터 시작해 등 부분까지 순간적으로 물에 담그는 것을 반복했다. 날 부분은 갑작스레 담금질하면 갈라질 수 있기 때문에 손끝에서 나오는 숙련된 기술이 필수적이었다. 이런 과정을 수백 번에 걸쳐 반복하면서, 날 부분은 강하게 만들고 가운데와 등 부분은 약하지만 유연하게 만들었다. 조선낫은 이런 과정을 거쳐 단단한 ‘날’과 낫 날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등’으로 만들어 졌던 것이다.

    오늘날 단조방식으로 금속을 가공하는 원리는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는 방식 그대로다.
    바이트 ·드릴 ·끌 ·다이스 등 다른 금속재료를 자르거나 깎는 공구의 재료로 쓰이는 강철은 대부분 마텐자이트 조직이 되도록 열처리된다. 자동차 강판이나 항공기 부품 등에는 베이나이트 특성을 갖도록 가공한다. 다만 현대에 와서 달라진 것이라면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려서 각종 도구들을 만드는 대신, 다이(Die)라고 불리는 아주 단단한 틀 위에 재료를 놓고 자동으로 두드리도록 하는 것이다. 또 급랭할 때 물 대신 기름이나 액체공기 속에 넣는 일도 있고, 찬 공기나 그 밖의 가스를 뿜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아쉬움이 있다면 현재의 우리 기술수준이 조선낫을 만들던 대장장이의 장인 정신을 뛰어넘어 담금질의 온도, 유지하는 시간, 식히는 속도 등을 보다 체계화 해 세계가 원하는 고부가 쇳덩이를 내놓는 데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단조산업은 주물산업과 더불어 모든 산업에 있어서 기초적인 핵심이 되는 산업으로서 고도의 생산기술을 요하는 부분임에도 3D기피 현상으로 인한 기술 및 기능인력의 부족과 생산기술 축적의 부족, 시설부족 등의 이유로 품질의 고급화가 어려운 현실이 안타깝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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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은... 우리 나라 조상님들의 기술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고 장인정신이 투철하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현재의 취업 현실이 어쩌다 화이트 컬러쪽만을 고집하는 것인지... 라고 말은 하지만... 나도 그러니 뭐라 할 말이 없네....
    신문에 심심치 않게 나는 뉴스 중에 건설 현장이나 농사 짓는 농촌에 젊은 인력이 없다.는 기사들을 볼 때마다 우리는 어쩌면 우리에게 당연히 있는 것이기에 그 소중함을 모르고 중요시 하지 않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건설 현장에 사람이 없으면 건물은 누가 짓나? 농사 지을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아마 중국산 쌀과 벌레가 득실득실한 김치를 먹게 되는 현실이 올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 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소외시 되어가는 현실... 너무 빨리만 가려 하지 말고 한발짝 물러나서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뒤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여유를 가진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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